소프트웨어 개발을 맡기거나 다른 회사의 솔루션을 들여오는 회사는 개발사가 문을 닫거나 유지보수를 멈추는 상황을 걱정합니다. 그래서 계약 협상에서 소스코드를 넘겨 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개발사는 자기 기술을 지키기 위해 소스코드를 제3의 기관에 맡기는 임치로 대신하자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이 글은 판결 검색 서비스에서 「소스코드 임치」로 검색되는 판결과 추가 검색으로 찾은 판결을 읽고, 법원이 임치에 어떤 효과를 인정했고 어떤 효과를 인정하지 않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처음에 알고 싶었던 것은 개발사가 파산하거나 폐업했을 때 임치된 소스코드를 실제로 받아 낸 사례였는데, 이 글이 읽은 판결에서는 그런 사례를 찾지 못했습니다. 대신 판결들은 임치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꽤 분명하게 나누어 보여 줍니다.
핵심 요약 이 글이 읽은 소스코드 임치 관련 판결 가운데 개발사의 파산·폐업을 이유로 임치된 소스코드를 교부받았거나 그 교부를 청구한 사건은 없었습니다. 법원은 임치를 기술지원의 담보, 기술의 멸실 방지, 개발 사실의 입증 수단으로 보았지만, 임치 자체가 기술 유출을 막는 장치라거나 개발 성공의 증거라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하도급 분쟁에서는 「임치로 소스코드 제공을 갈음한다」는 합의가 증명되지 않아 직접 제공 의무가 그대로 인정됐고, 개발사의 임치 제안은 지체상금을 줄이는 사정으로만 참작됐습니다. 소스코드를 맡기거나 맡기게 하려는 회사는 임치로 제공을 갈음하는지, 무엇을 맡기는지, 어떤 사유가 생기면 교부받는지를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적어 두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목차
소스코드 임치는 법에 어떻게 정해져 있나요?
임치의 근거 법률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협력법") 제24조의2의 기술자료 임치제도입니다.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수탁기업과 위탁기업, 그리고 단독 또는 공동으로 임치하려는 기업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이하 "수치인")과 합의해 기술자료를 맡길 수 있습니다. 수치인이 될 수 있는 곳은 시행령 제15조의2가 정하는데, 대ㆍ중소기업ㆍ농어업협력재단과 함께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요건을 갖추었다고 인정한 법인·기관·단체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제2항은 위탁기업이 수치인에게 기술자료의 교부를 요청할 수 있는 경우로 수탁기업이 동의한 경우와, 수탁기업의 파산선고·해산결의로 권리가 소멸하거나 사업장 폐쇄로 사업을 할 수 없게 된 경우 등 두 기업이 협의해 정한 교부조건에 맞는 경우를 듭니다. 제3항은 수치인이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정한 교부조건에 맞으면 요청한 자에게 교부한다고 정합니다. 나아가 제24조의3 제2항에 따르면 실명으로 등록한 임치기업의 기술을 두고 다툼이 생겼을 때 그 기업이 임치물에 담긴 내용대로 개발했다고 추정됩니다.
둘째는 저작권법 제101조의7의 프로그램 임치입니다. 이 제도에서는 프로그램의 권리자와 이용허락을 받은 쪽이 수치인과 합의해 원시코드·기술정보 등을 맡기고(제1항), 합의로 정해 둔 사유가 생기면 이용허락을 받은 쪽이 수치인에게 제공을 요구합니다(제2항). 시행령 제39조의2 제1항은 이 수치인을 한국저작권위원회로 정합니다.
두 제도를 나란히 놓으면 공통점이 하나 보입니다. 상생협력법은 파산·해산·사업장 폐쇄를 교부조건의 예로 들지만 그 조건은 결국 위탁기업과 수탁기업이 협의해 정한 것이어야 하고, 저작권법도 합의에서 정한 사유가 생겼을 때 제공을 요구할 수 있게 합니다. 따라서 법이 개발사의 파산만으로 소스코드 교부를 자동으로 보장한다고 읽기는 어렵고, 교부를 받을 수 있는지는 당사자가 계약으로 정해 둔 조건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것이 조문에 부합합니다. 이 정리는 조문에서 나온 것이고, 아래 판결들이 이렇게 판시한 것은 아닙니다.
판결에서 임치된 소스코드를 실제로 받아 낸 사례가 있었나요?
이 글이 읽은 범위에서는 없었습니다. 판결 검색 서비스에서 「소스코드 임치」로 검색되는 판결은 13건이었고, 그중 임치가 법원의 판단에 실제로 쓰인 것은 7건이었습니다. 7건의 결과는 원고 패소 5건·원고 일부 승소 2건이고, 같은 분쟁의 1심·항소심이 겹치므로 분쟁 단위로 세면 5개입니다. 여기에 다른 검색어로 찾은 판결 3건을 더 읽었습니다. 이 표본에는 개발사가 파산하거나 폐업했다는 이유로 맡겨 둔 소스코드를 넘겨받은 판결도, 그 인도를 구한 판결도 한 건도 없었고, 수치인인 임치기관을 피고로 삼은 사건도 없었습니다. 발주사나 도입기업이 임치를 근거로 소스코드나 사용권을 얻어 낸 판결 역시 찾지 못했습니다.
이 숫자는 이 글이 특정 검색어로 찾아 읽은 판결에 한정된 것입니다. 국내 판결 전체를 조사한 결과는 아니며, 교부가 분쟁 없이 이루어져 판결로 남지 않았을 가능성도 이 표본으로는 가릴 수 없습니다. 다만 임치가 판결에 등장한 장면이 교부 청구가 아니라 하도급 대금, 영업비밀, 저작권 귀속, 정부 과제 정산 같은 다른 다툼이었다는 점은 계약 실무에서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임치가 판단에 쓰인 7건 가운데 임치가 당사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은 아래 하도급 분쟁에서 지체상금 감액 사정으로 참작된 2건뿐이었습니다. 임치가 사실관계에만 등장한 판결 중에는 임치 사실이 영업비밀의 비밀관리성을 인정하는 여러 사정의 하나로 나열된 예도 있었습니다.
| 판결 | 다툼 | 임치에 대한 법원의 판단 |
|---|---|---|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6가합205591 외 2건 | 하도급 용역대금과 지체상금 | 임치로 갈음하는 합의가 증명되지 않음. 지체상금 감액 사정으로만 참작 |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나56140 | 사실조회 회신의 허위 여부 | 임치를 기술지원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봄 |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합45458 | 영업비밀 침해 | 임치는 유출·탈취를 방지하는 기능이 없음 |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58158 | 저작재산권 귀속과 사용금지 | 임치물 기재가 SW 전부를 뜻한다고 보기 어려움 |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66760 | 정부 과제 성공과 구매의무 | 임치증은 과제 성공을 뒷받침하지 않음 |
「임치로 주겠다」는 제안은 소스코드 제공 의무를 대신하나요?
이 질문에는 같은 하도급 분쟁에서 나온 판결 세 건이 답을 줍니다. 이 분쟁의 원수급사는 공공 통신망에 쓰이는 솔루션 개발을 대기업으로부터 맡았고, 2015년 3월 9일 서버 개발 등 그 일부를 하수급 SW 개발사에 다시 맡겼습니다. 하도급계약 특수조건 제15조 제2항에 따르면 하수급사는 자신이 계약 전부터 갖고 있던 기술(이하 "도입기술")의 소스코드를 원수급사에 넘겨야 했습니다. 하수급사는 소스코드를 기술임치 방식으로 제공하면 충분하다고 주장했고, 원수급사는 직접 제공을 요구했습니다. 판결문이 회사명을 가리지 않은 건도 있지만 이 글은 당사자를 역할로만 부릅니다.
첫 소송에서 하수급사는 용역비 387,111,400원을 청구했으나 전부 기각됐고 판결은 확정됐습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 9. 5. 선고 2016가합205591 판결). 법원은 「원고의 이 사건 도입기술에 대한 소스코드 제공의무는 주된 채무로 보이므로」라고 하여 소스코드 제공을 부수적인 의무로 보지 않았습니다. 임치 주장에 대해서는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기술임치제도를 이용하여 이 사건 도입 기술을 제공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수급사는 결국 2017년 12월 11일 소스코드를 직접 제공했습니다. 약정 납기인 2016년 10월 5일보다 432일 늦은 시점입니다. 이어진 두 번째 소송의 1심은 지체상금 314,680,320원을 60%인 188,808,192원으로 줄였고, 감액 사정의 하나로 「원고가 피고에게 기술임치의 방식으로 이 사건 소스코드를 제공하겠다고 한 것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보았습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 8. 30. 선고 2018가합403795 판결). 1심은 원도급계약에서는 제13조 제3항 제1호가 선행기술 소스코드를 임치 대상 기술자료로 열거했는데도 하도급계약은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지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1심의 결론은 원수급사가 158,208,319원을 지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항소심도 임치로 갈음한다는 합의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하도급계약 특수조건 제15조 제2항의 문언과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에 기술임치 방식에 관한 의사 합치가 있었음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하여 직접 제공 의무와 지체 책임을 유지했습니다(수원고등법원 2021. 2. 18. 선고 2019나17733 판결, 대법원 2021다224125 상고취하). 다만 법원은 지체상금 산정 기준을 소스코드 제공 대가로 정한 기술료 150,665,000원으로 바꾸었고, 그렇게 계산한 130,174,560원도 부당히 과다하다고 보아 80,000,000원까지 줄였습니다. 이 감액 판단에서 법원은 소스코드를 반드시 직접 받아야 했는지를 살폈고, 「원고가 파산하는 등으로 위와 같은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나, 기술임치 제도를 통해 위와 같은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반드시 이 사건 소스코드를 직접 제공해야만 이 사건 하도급계약과 이 사건 원도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판결은 중앙행정기관이던 최초 발주처가 2015년 8월경 과업내용서에서 폐업·파산 등으로 유지보수를 할 수 없게 될 때를 대비해 소스코드와 핵심 기술정보를 「소프트웨어 임치 제도」로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에 맡기도록 정했다는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항소심은 제1심을 바꾸어 원수급사가 264,277,650원을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세 판결을 이어 보면 흐름이 분명합니다. 계약서 문언이 소스코드 제공을 정하고 「임치로 갈음한다」는 문언이 없는 상태에서, 개발사의 임치 제안은 제공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법원은 임치가 파산 등에 대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체상금 감액 단계에서 고려했습니다. 즉 임치 제안은 의무의 내용을 바꾸지는 못했고 책임의 크기를 조정하는 사정으로 쓰였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원도급계약에는 임치 대상 목록이 있었는데 하도급계약에는 제공 방식이 비어 있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발주처와 원수급사 사이의 임치 구조가 하도급계약에 그대로 옮겨져 있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임치가 무엇을 지켜 준다고 보았나요?
판결들이 임치에 인정한 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읽힙니다. 첫째는 기술지원의 담보입니다. 2006년 행정자치부, 전담기관, 개발사가 기술용역계약을 맺었고, 개발사는 같은 해 11월 1일 기술지원확약서와 함께 소스코드와 라이브러리를 주관기관인 행정자치부에 임치했습니다. 위원회 의견서에는 개발사가 기술지원을 하지 않으면 소유권을 주관기관에 넘긴다는 취지의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뒤에 개인 원고가 소스코드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피고들의 사실조회 회신이 허위라며 3,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행정자치부가 이 사건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임치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중략) 이른바 기술지원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봄이 상당한데」라고 보고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4. 12. 선고 2017나56140 판결, 항소기각). 법원은 원고가 개발사의 기술지원 불이행이나 임치 소스코드의 공개를 증명하지 못했다고도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임치물 교부를 청구한 사건이 아니라 임치의 성격을 판단한 사건이고, 임치받은 쪽도 별도 기관이 아니라 주관기관이었습니다. 또 이 사건에는 재심(2019재나163)이 있었는데, 이 글은 재심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둘째와 셋째는 기술의 멸실 방지와 개발 사실의 입증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LED 조명 회사의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서 기술임치제도의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기술임치제도는 해당 기술이 유출 또는 탈취되었을 경우 임치물을 통하여 개발기업의 기술임을 입증하고 개발기업이 파산 · 폐업하거나 또는 악의적 삭제나 시스템 오류 등이 있는 경우라도 임치물을 통하여 해당 기술의 멸실을 방지할 수 있다는 등의 효과가 있을 뿐이고, 그 자체가 기술의 유출이나 탈취를 방지하는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1. 20. 선고 2024가합45458 판결). 앞 부분은 임치의 효과를 인정하는 문장이고, 뒷부분은 그 한계를 긋는 문장입니다. 이 판결이 말하는 입증 효과는 상생협력법 제24조의3 제2항의 개발 추정 규정과 같은 방향에 있습니다.
정리하면 위 판결들에서 법원은 임치를 세 가지 용도로 보았습니다. 맡겨 둔 기술자료가 없어지지 않게 하는 것, 임치기업이 그 기술을 개발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 개발사가 약속한 기술지원을 하지 못하게 될 때를 대비하는 것입니다. 하수급 분쟁의 항소심이 파산에 대비하는 수단으로 임치를 언급한 것도 같은 이해 위에 있다고 보입니다.
임치가 지켜 주지 못한 것은 무엇이었나요?
첫째, 임치해 두었다는 사실이 영업비밀 보호의 근거가 되어 주지는 못했습니다. 위 LED 조명 사건에서 원고는 퇴사 직원들과 그들이 옮겨 간 회사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등을 이유로 1,850,000,000원의 배상을 청구했고, 자기 기술을 상생협력법 제24조의2에 따라 대ㆍ중소기업ㆍ농어업협력재단에 임치했다는 점을 영업비밀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법원은 앞에서 본 것처럼 임치에 유출 방지 기능이 없다고 보고, 「이 사건 자료 자체가 원고의 기술로 임치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비밀관리성은 자료에 비밀 표시나 고지가 없었고 계정 하나를 여럿이 함께 썼다는 사정 등과 함께 부정됐고, 청구는 전부 기각됐습니다(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임치는 비밀관리성을 판단하는 여러 사정 가운데 하나로 다루어졌을 뿐이고, 회사 안에서의 접근 통제를 대신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임치계약에 적힌 범위가 좁으면 그 범위를 넘는 권리의 근거가 되지 못했습니다.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에서 SW 개발사가 도입기업이 이용 범위를 넘어 사용했다며 사용금지와 200,000,000원의 배상을 청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개발사는 자신이 저작재산권자라는 근거로, 도입기업과 함께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맡긴 임치계약을 내세웠습니다. 법원은 「위 임치계약의 대상 임치물이 "소스파일, 설치 및 실행파일, 설치방법 설명서"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어서 이 사건 사업 S/W 전부를 의미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들어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2. 14. 선고 2022가합558158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나2013461 항소기각으로 확정). 법원은 오히려 당사자들이 맺은 협약의 제15조(개발소스 및 산출물 제공)와 제16조(소스코드 변경 등 이용 권리)를 보고, 사업 S/W의 저작재산권은 도입기업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임치계약의 당사자라는 사실보다 협약이 권리 귀속을 어떻게 정했는지가 결론을 좌우한 사례로 읽힙니다.
셋째, 임치증은 개발이 성공했다는 증거가 되지 않았습니다. 구매조건부 중소기업 기술개발 과제에서 개발사는 수요기업이 과제 성공을 확인하고 기술자료임치증까지 받고도 구매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약 27억 원의 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 과제는 이미 「실패(불성실)」 판정을 받았고, 지급된 정부출연금 333,119,854원도 모두 환수됐습니다. 법원은 개발사가 내세운 정산결과서와 기술자료임치증을 함께 보면서, 「기술자료임치증은 해당 기술자료의 임치를 확인하는 문서로서 최종보고서 제출 시 첨부하여야 할 문서에 불과하여 위 각 문서의 존재가 이 사건 과제의 성공을 뒷받침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들어 청구를 기각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1. 11. 선고 2019가합566760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1나2047111 항소기각). 여기서 「위 각 문서」는 정산결과서와 기술자료임치증을 가리킵니다. 임치증은 무엇인가를 맡겼다는 사실을 보여 줄 뿐, 맡긴 기술이 목표 성능에 이르렀다는 사실까지 보여 주지는 않는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계약서에는 무엇을 적어 두어야 하나요?
위 판결들과 조문에서 나오는 점검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3번은 조문에서 나온 것이고, 나머지는 판결에 나타난 다툼에서 나온 것입니다. 발주하거나 인수하는 회사의 법무·구매 담당자와, 소스코드를 맡기려는 개발사 대표가 같은 목록을 서로 다른 쪽에서 보면 됩니다.
- 소스코드 제공 의무를 임치로 갈음하는지를 문언으로 정합니다. 하도급 분쟁의 세 판결에서 하수급사는 「임치로 주면 된다」고 주장했지만 그런 합의가 증명되지 않아 직접 제공 의무가 유지됐습니다. 개발사가 임치로 대신하려 한다면 그 합의를 계약서에 남겨야 하고, 발주사가 직접 제공을 원한다면 그 뜻을 분명히 적어 두는 것이 다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무엇을 임치하는지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특정합니다. 어디까지 임치할지는 당사자가 정할 문제이지만, 한 사건에서 「소스파일, 설치 및 실행파일, 설치방법 설명서」라는 일반적인 기재는 사업 S/W 전부를 뜻한다고 인정받지 못했고, 개발사는 그 임치계약을 근거로 권리를 주장하지 못했습니다.
- 교부조건을 당사자가 직접 구체적으로 정합니다. 상생협력법과 저작권법은 모두 합의로 정한 조건이나 사유가 생겼을 때 교부를 요청할 수 있게 합니다. 파산·해산·폐업, 일정 기간 이상의 유지보수 중단처럼 교부를 요청할 수 있는 사유를 미리 합의해 계약서에 적어 두면, 어떤 경우에 교부를 요청할 수 있는지를 두고 다툴 여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 영업비밀 보호는 임치와 별개로 준비합니다. 임치는 유출 방지 기능이 없다고 판단됐으므로, 접근 권한 분리와 비밀 표시·고지 같은 비밀관리 조치를 따로 갖추어야 합니다.
- 임치증만으로 개발 완료나 성능 달성을 증명하려 하지 않습니다. 한 사건에서 법원은 임치증이 임치를 확인하는 문서일 뿐 과제 성공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므로, 개발 완료와 성능 달성은 계약이 정한 검수 절차의 기록으로 따로 남겨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항목들은 판결에 나타난 다툼에서 거꾸로 도출한 것이고, 어느 조항이 결정적인지는 계약 구조와 거래 상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이 말하지 않은 것
이 글은 임치가 쓸모없다고 말하지 않고, 임치만 해 두면 안전하다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이 글이 읽은 판결에 교부 사례가 없었다는 것은 교부를 다툰 판결을 이 표본에서 찾지 못했다는 뜻이고, 교부 제도의 작동 여부는 판결 표본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또 위 판결들은 대부분 하급심 판결이고, 2024가합45458 판결은 확정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으며, 2017나56140 판결은 재심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18가단113810 판결은 2년의 임치 기간이 끝난 뒤 상대방이 연장할 의무가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보았지만, 소프트웨어가 아닌 기계 장비 개발사업 사건이고 항소심이 소취하로 끝나 이 글의 근거로 삼지 않았습니다. 임치 수수료나 기관별 운영 절차도 이 글의 범위 밖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개발사가 파산하면 임치해 둔 소스코드를 곧바로 받을 수 있나요?
법률이 정한 것은 교부를 요청할 수 있는 틀이고, 개발사의 파산만으로 교부가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정하지는 않습니다. 상생협력법 제24조의2 제2항과 저작권법 제101조의7 제2항은 모두 당사자가 합의로 정한 교부조건이나 사유가 생겼을 때 수치인에게 교부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따라서 파산·폐업·유지보수 중단 같은 사유가 계약의 교부조건에 들어 있는지가 먼저 확인할 사항입니다. 이 글이 읽은 판결 중에는 임치된 소스코드를 실제로 교부받은 사례가 없었으므로, 교부 절차가 분쟁에서 어떻게 다투어지는지는 판결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Q. 기술을 임치해 두었으면 영업비밀로 보호받을 수 있나요?
임치 사실만으로는 어렵다고 보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합45458 판결은 기술임치제도가 개발기업의 기술임을 입증하고 기술의 멸실을 막는 효과가 있을 뿐 유출이나 탈취를 방지하는 기능을 하지는 않는다고 보았고, 비밀 표시·고지가 없었던 사정 등과 함께 비밀관리성을 부정했습니다. 영업비밀로 보호받으려면 접근 제한과 비밀 표시 같은 별도의 관리 조치가 필요합니다.
Q. 기술자료임치증을 받았으면 개발이 성공했다고 주장할 수 있나요?
그 문서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66760 판결은 기술자료임치증이 임치를 확인하는 문서로서 최종보고서에 첨부하는 서류에 불과하다고 보고, 정산결과서와 함께 그 존재가 과제 성공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개발 성공이나 납품 완료는 계약이 정한 확인 절차의 기록으로 따로 남겨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참고 자료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 9. 5. 선고 2016가합205591 판결(확정)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 8. 30. 선고 2018가합403795 판결, 항소심 수원고등법원 2021. 2. 18. 선고 2019나17733 판결, 대법원 2021다224125(상고취하)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4. 12. 선고 2017나56140 판결(제1심 2017가소13092, 재심 2019재나163 결과 미확인)
- LED 조명 영업비밀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1. 20. 선고 2024가합45458 판결(확정 여부 미확인)
- 스마트공장 사건: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2. 14. 선고 2022가합558158 판결 /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24나2013461 항소기각·확정
- 기술개발 과제 사건: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1. 11. 선고 2019가합566760 판결 /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21나2047111 항소기각
-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제24조의2·제24조의3(2026. 9. 29. 시행본), 같은 법 시행령 제15조의2
- 저작권법 제101조의7, 같은 법 시행령 제39조의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