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진술보증 위반의 손해배상액 산정은 두 층으로 정리되어 있다(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7다6108 판결). 계약에 손해배상의 범위와 금액을 산정하는 방법을 정한 조항이 있으면 이를 배제하거나 제한할 사정이 없는 한 그에 따르고, 없으면 매수인이 소유한 대상회사의 주식가치 감소분 또는 실제 지급한 매매대금과 위반을 반영했을 경우 지급했을 매매대금의 차액을 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한다. 그 사건에서는 “손해가 발생한 경우 현금으로 배상한다"는 문구가 산정 방법을 정한 조항으로 해석되어, 기업지배권 이전 시점 이전의 사유로 발생한 대상회사의 우발채무 금액이 곧 매수인의 손해로 인정됐다. 개인정보 항목은 손해가 처분과 배상 절차를 거쳐 클로징보다 한참 뒤에 확정되기 때문에, 이 산정 문제가 정면으로 걸린다.
매도인에게 물을 수 있는가까지 확인한 매수인 법무팀의 다음 질문은 하나다. 그래서 얼마인가.
이 질문에 대한 판례의 답은 생각보다 구조적이다. 그리고 그 구조를 보여준 사건이 걸린 시간을 보면, 개인정보 항목에서 이 문제가 왜 계약 단계의 설계 문제인지가 드러난다.
계약에 산정 조항이 없으면 무엇으로 계산하나
대법원은 산정 조항이 없는 경우의 방법을 두 가지로 제시한다(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7다6108 판결). 매수인이 소유한 대상회사의 주식가치 감소분을 산정하거나, 매수인이 실제 지급한 매매대금과 진술보증 위반을 반영하였을 경우 지급하였을 매매대금의 차액을 산정하는 방법이다.
말은 간단하지만 둘 다 평가의 문제를 안고 있다. 위반이 주식가치를 얼마나 깎았는지, 위반을 알았다면 대금을 얼마로 정했을지는 모두 가정적 평가여서 감정과 증명의 싸움이 된다. 대법원 스스로 이 방법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면서, 그 불확실성을 해소하려고 산정 방법을 정해 둔 조항이 있으면 그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손해가 발생하면 배상한다"는 한 문장도 산정 조항인가
그 사건의 계약서에는 정교한 산정 공식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양수도 실행일 이후 보증의 위반사항이 발견되어 대상회사 또는 매수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현금으로 배상한다는 문구가 있었을 뿐이다. 괄호 안에 순자산가치의 부족이나 숨은 채무, 우발채무가 새로 발견되는 경우를 포함한다는 문언이 붙어 있었다.
대법원은 이 약정을 손해배상의 범위와 금액을 산정하는 방법을 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 결과 기업지배권이 이전되는 시점 이전의 사유로 대상회사의 우발채무가 발생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금액이 매수인의 손해이고, 매수인이 직접 지출한 비용도 손해에 포함된다. 대상회사가 스스로 한 위반의 결과이므로 매도인 탓에 생긴 손해가 아니라고 본 원심은 이 지점에서 파기됐다.
계약서의 흔한 한 문장이 산정 공식의 역할을 한 셈이다. 뒤집어 말하면, 그 문장을 어떻게 쓰느냐가 배상액 산정의 출발점을 정한다.
그 사건에서 손해는 언제 확정됐나
시간 축을 따라가 보면 이렇다. 주식양수도계약 체결이 1999년 4월, 주식 취득이 1999년 8월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0년 10월 과징금 475억 2,200만 원의 납부명령을 내렸고, 이 금액은 취소소송 등을 거쳐 2009년 1월에 145억 1,100만 원으로 재산정됐다.
여기에 국가가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의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배상금 분담, 벌금 2억 원, 소송비용 7억 2,684만 원이 더해졌다. 파기환송을 명한 대법원 판결은 2018년 10월에 나왔다. 클로징에서 19년이 지난 시점이다.
배상 청구의 근거가 되는 손해가 클로징 당시에는 금액은커녕 존재조차 보이지 않았고, 확정까지 십수 년이 걸렸다는 뜻이다.
개인정보 항목에서는 무엇이 더 어려운가
개인정보 위반은 이 지연 구조가 더 뚜렷하다. 처분이 나오고, 불복 절차를 거치고, 정보주체의 분쟁조정이나 손해배상 청구가 이어지는 동안 손해는 계속 쌓이면서 늦게 확정된다. 과징금 상한이 전체 매출액에 연동되어 있어(개인정보 보호법 제64조의2) 딜 이후 회사가 커질수록 금액도 함께 커진다는 점은 앞 글에서 본 그대로다.
여기에 산정 고유의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대상회사에 생긴 손해가 곧바로 같은 금액으로 매수인의 손해가 되는지다.
위 사건은 대상회사 또는 매수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를 배상 대상으로 적은 문언이 있어 우발채무 금액 자체가 손해로 인정됐다. 그런 문언이 없다면 주식가치 감소분이라는 원칙적 방법으로 돌아가고, 일부 지분만 인수한 딜이라면 평가는 한층 복잡해진다. 결국 어느 쪽 국면에 서게 될지는 계약서 문언이 정한다.
산정의 재료는 결국 사고 당시의 기록이다
배상액을 세우는 쪽은 금액과 인과를 증명해야 한다. 처분서와 불복 절차의 기록, 정보주체 대응에 지출한 비용의 내역, 유출을 인지한 시점부터 진행한 통지·신고 절차의 문서가 그 재료다.
즉 사고 대응 단계에서 만들어지는 기록은 규제 대응 문서인 동시에, 몇 년 뒤 진술보증 클레임에서 손해를 증명하는 증거가 된다. 산정 방법이 아무리 정리되어 있어도 재료가 없으면 계산은 시작되지 않는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안은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계약서에 손해배상액 산정 방법을 정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계산하나요?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7다6108 판결은 산정 조항이 없는 경우 매수인이 소유한 대상회사의 주식가치 감소분 또는 매수인이 실제 지급한 매매대금과 진술보증 위반을 반영하였을 경우 지급하였을 매매대금의 차액을 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손해배상액을 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두 방법 모두 평가와 증명이 쉽지 않으므로, 실무에서는 계약서에 산정 방법을 정해 두는 것이 다툼을 줄입니다.
‘손해가 발생한 경우 배상한다’는 문구만 있어도 산정 기준이 되나요?
위 판결 사안에서 대법원은 ‘대상회사 또는 매수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현금으로 배상한다’는 약정을 손해배상의 범위와 금액을 산정하는 방법을 정한 조항으로 해석하고, 기업지배권이 이전되는 시점 이전의 사유로 발생한 대상회사의 우발채무 금액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수인의 손해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는 계약 문언 해석의 문제이므로 문언과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과징금이 클로징 몇 년 뒤에 확정되면 배상 청구에 어떤 영향이 있나요?
위 판결 사안에서는 과징금 납부명령이 2000년에 나왔지만 취소소송을 거쳐 2009년에 금액이 재산정됐습니다. 개인정보 과징금도 처분과 불복 절차를 거치며 금액이 늦게 확정될 수 있고, 그 사이 진술보증 청구 기간이 지나갈 수 있습니다. 청구 기간과 손해 확정 시점의 어긋남을 계약 단계에서 어떻게 설계할지는 사안별로 검토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