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수사기관의 요청을 받은 민간 회사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7호(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제공 근거로 쓸 수 없습니다. 같은 항 단서가 제5호부터 제9호까지를 공공기관에만 적용하도록 한정하기 때문입니다. 정보주체의 별도 동의나 급박한 생명·신체 보호 같은 사유가 없는 한, 민간 개인정보처리자가 수사 협조의 근거로 검토할 조문은 같은 항 제2호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이고, 그 다른 법률이 존재하는지는 회사가 받은 문서의 종류에 따라 갈립니다. 회사가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니라면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은 적용되지 않으므로, 근거 조문이 적히지 않은 수사협조 공문만으로는 제18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회사 대표 메일이나 고객센터로 수사기관의 공문이 들어오면 담당자는 대개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공문이라는 형식 때문에 그대로 협조하거나, 반대로 회신 자체를 미루는 것입니다. 그런데 개인정보 보호법이 회사에 묻는 것은 협조 의사가 아니라 제공의 법적 근거입니다.
이 글은 회사의 법무·보안·개인정보 담당자가 수사기관의 요청을 받았을 때 제출 여부를 판단하는 순서를 다룹니다. 수사를 받는 개인의 방어 방법이나 형사 절차 대응은 다루지 않습니다. 회사가 먼저 고객이나 직원을 고소하면서 자료를 내는 반대 방향은 회사가 고객을 고소하면서 CCTV·회원정보를 첨부해도 되는지에서 따로 다룹니다.
회사가 받은 문서는 넷 중 어느 것입니까
담당자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문서의 제목과 기재된 근거 조문을 읽는 것입니다.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근거 법률과 성격이 각각 다르고, 그 차이가 회사의 판단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 회사가 받은 문서 | 근거 법률 | 성격 |
|---|---|---|
| 압수·수색영장 | 형사소송법 제215조 |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른 강제처분 |
|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 허가서 |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 제3항 | 관할 지방법원 또는 지원의 허가 |
| 통신이용자정보 제공요청서(정보제공요청서) |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제4항 | 수사기관의 서면 요청, 임의 협조 |
| 근거 조문이 적히지 않은 수사협조 공문 | 문서만으로는 특정되지 않음 | 확인이 필요함 |
앞의 둘은 법원이 관여한 문서이고, 셋째는 법원이 관여하지 않은 서면 요청입니다. 넷째는 법률상 근거가 문서에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므로, 회사가 그 근거를 스스로 찾아야 하는 문서입니다.
여기서 셋째와 넷째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자주 생깁니다. 두 문서 모두 관인이 찍힌 공문 형식으로 오고, 회신 기한이 적혀 있으며, 협조를 요청하는 문장으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단서는 왜 민간 회사를 가려냅니까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1항은 개인정보처리자가 수집 목적의 범위를 넘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수사기관에 고객 정보를 건네는 행위는 대체로 당초 수집 목적을 벗어나므로 이 조항의 적용을 받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이 그 예외를 열 개 호로 정하고 있고, 그중 제7호가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입니다. 담당자가 수사 협조의 근거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조문이 이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항 단서는 「다만, 제5호부터 제9호까지에 따른 경우는 공공기관의 경우로 한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제7호가 그 범위 안에 있으므로, 민간 개인정보처리자는 이 호를 제공 근거로 들 수 없습니다. 이 단서는 2011년 9월 30일 시행된 제정 법률(법률 제10465호)에도 같은 문언으로 들어 있었고, 현행 법률 제21445호까지 같은 구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법제처도 같은 구조를 전제로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법제처는 민사소송법 제274조·제275조가 제18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질의에 답하면서, 법 제18조 제2항 제8호가 「법원의 재판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를 정하면서도 단서로 공공기관에 한정한 취지를 근거의 하나로 들었습니다(법제처 2017. 12. 4. 회신 17-0506 해석례).
수사 협조에서 회사가 검토할 근거는 왜 제18조 제2항 제2호입니까
민간 회사가 수사기관의 요청에 임의로 응할 때 실제로 검토해야 하는 조문은 제18조 제2항 제2호입니다. 이 호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공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항에는 정보주체의 별도 동의(제1호), 명백히 급박한 생명·신체·재산의 이익(제3호), 공중위생 등 공공의 안전을 위한 긴급한 필요(제10호)도 있고 이 호들은 공공기관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수사기관의 통상적인 자료 요청은 대개 이 사유들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글은 제2호를 중심으로 봅니다.
문제는 이 「다른 법률」의 문턱이 낮지 않다는 점입니다. 법제처는 앞의 해석례에서 이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보면서, 해당 규정이 개인정보의 목적 외 이용이나 제3자 제공에 관하여 개인정보 보호법이 정한 내용과 다른 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떤 법률이 자료 제출이나 협조를 일반적으로 말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취지입니다.
반대로 이 요건을 충족한다고 본 예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임직원 급여·상여금 내역이 개인정보에 해당하더라도 그것을 이유로 문서소지인이 제출을 거부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이 문서제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대법원 2016. 7. 1.자 2014마2239 결정). 법률이 제출의무 자체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 경우와, 수사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이 오는 경우는 이 지점에서 갈립니다.
수사협조 공문에 흔히 적히는 형사소송법 제199조와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8조 제1항도, 개인정보위 의결에 따르면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개인정보위는 수사기관이 형사소송법 제199조나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8조 제1항을 근거로 민간 기업에 개인정보를 요청하는 경우에 관해 「민간 기업은 「형사소송법」제199조, 「경찰관 직무집행법」제8조 제1항을 근거로 수사기관에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의결했습니다(개인정보위 의결 제2021-122-043호, 2021년 11월 10일). 두 조항은 공무소나 공사단체에 조회하거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정할 뿐 개인정보의 목적 외 제공을 구체적으로 허용하고 있지 않으므로 제2호의 「다른 법률」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공공기관이라면 같은 수사협조 공문에 제7호를 검토할 수 있고 경찰의 수사협조 의뢰에 따른 제공에 그 근거를 인정한 판결도 있지만(수원지방법원 2025. 1. 7. 선고 2022가단517097 판결), 민간 회사에는 그 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담당자가 확인할 질문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회사가 받은 문서 뒤에 회사의 개인정보 제공을 구체적으로 허용하거나 의무를 지우는 법률 조문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우리 회사는 전기통신사업자입니까
수사기관이 이용자의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전화번호·아이디·가입일 등을 요청할 때 드는 근거가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입니다. 이 조문은 법원, 검사 또는 수사관서의 장,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재판·수사·형의 집행·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 방지를 위한 정보수집을 위하여 요청하면 전기통신사업자가 그 요청에 따를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4항은 그 요청을 요청사유, 해당 이용자와의 연관성, 필요한 통신이용자정보의 범위를 적은 서면으로 하도록 합니다.
이 조문의 수범자는 전기통신사업자입니다. 회사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자·부가통신사업자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제83조 제3항은 회사에 적용되지 않으므로,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로 이 조문을 들 수 없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닌 회사에도 같은 형식의 공문이 들어옵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쇼핑몰, 예약 서비스, 배달·중개 플랫폼, 모바일 앱 사업자에게도 이런 공문이 옵니다. 다만 업종 이름만으로 전기통신사업자인지 아닌지가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이때 담당자는 회사의 사업 신고·등록 지위를 먼저 확인해야 하고, 부가통신사업 신고 여부와 실제 제공 역무의 성격을 함께 봐야 합니다.
통신비밀보호법도 같은 구조입니다. 같은 법 제13조 제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통신사실 확인자료의 열람이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는 상대방을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한 전기통신사업자」로 적고 있습니다. 즉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닌 회사는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 허가서의 수신자가 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회사가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면 남는 선택지는 둘입니다. 다른 개별 법률에 회사를 수범자로 하는 제공 근거가 있는지 찾거나, 근거를 찾지 못했음을 밝히고, 수사기관이 그 자료에 맞는 법적 절차(예를 들어 압수·수색영장)를 거치도록 회신하는 것입니다.
법률이 수사기관 제공을 구체적으로 정한 예를 보면 그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6항은 신용정보회사등이 개인신용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하면서, 제5호에서 「법원의 제출명령 또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제공하는 경우」를 들고 있습니다. 같은 항 제6호는 긴급한 상황에서 영장 없이 제공한 경우를 정하면서도 제공받은 때부터 36시간 이내에 영장을 발부받지 못하면 제공받은 정보를 폐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입법자가 수사기관 제공을 허용할 때 어느 정도로 구체적으로 적는지를 보여 주는 조문입니다.
압수·수색영장을 제시받은 경우는 무엇이 다릅니까
압수·수색영장은 회사가 제공 여부를 결정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라 법관이 발부한 영장으로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집행하는 것이고, 회사는 그 집행을 받는 지위에 있습니다. 적법한 영장 집행에 따라 개인정보가 넘어가는 것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로 다루어집니다.
그런데 영장 집행 자체에 절차 위반이 있으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메신저 사업자에게 영장 원본을 제시하지 않고 사본을 팩스로 보낸 뒤 대화내용 등을 전자메일로 받은 사건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영장 집행에 따른 제공이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더라도 그 집행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아 위법하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용자의 동의 없이 한 그 제공은 당시 정보통신망법 제24조의2 제1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0. 2. 선고 2014가단5351343 판결). 이 판결은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다285505 판결로 상고가 기각되어 확정되었습니다.
다만 같은 판결은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정했습니다. 법원이 든 이유는 네 갈래입니다. 영장 집행은 회사의 동의나 승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회사가 자료를 추출해 전자메일로 보낸 것도 집행 과정의 일부라는 점, 영장 제시는 수사기관이 지킬 절차이지 회사의 의무가 아니라는 점, 사법기관이 아닌 회사에 집행의 적법성을 심사할 권한이나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수사기관의 위법행위에 대한 통제는 국가에 대하여 직접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과실이 없다고 보았고, 이 사건에서 위법한 집행에 대한 배상은 국가가 졌습니다. 이 사건은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통합되기 전의 정보통신망법 조문을 적용한 것이지만, 적법한 집행이어야 법률상 예외가 성립한다는 구조는 현행 제18조 제2항 제2호를 읽을 때도 참고가 됩니다. 현행법에서 같은 결론이 그대로 나오는지는 별도로 검토할 문제입니다.
다만 영장이 왔다고 해서 담당자가 확인할 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영장에는 압수할 물건과 수색할 장소가 특정되어 있으므로, 회사는 요구받은 자료가 그 기재 범위 안에 있는지 대조해야 합니다. 범위를 넘는 자료까지 함께 건네는 것은 영장 집행을 받는 것과는 다른 행위입니다. 판결이 회사에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영장 원본을 제시받았는지와 사본이나 팩스·전자메일로 집행되었는지도 대장에 적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위 판결처럼 나중에 집행 방식이 다투어지면 회사가 무엇을 받고 무엇을 넘겼는지 설명하는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은 압수 대상이 정보저장매체인 경우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도록 하고, 같은 조 제4항은 그렇게 정보를 제공받은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3호의 정보주체에게 그 사실을 지체 없이 알리도록 합니다. 같은 법 제219조가 이 규정을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압수·수색·검증에 준용하고 있습니다. 통지 의무의 주체는 회사가 아니라 압수를 한 쪽입니다.
수사기관이 영장 대신 임의제출을 요청하는 경우는 다시 갈립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때의 제출은 문언 그대로 임의입니다. 즉 회사가 스스로 결정하는 행위이므로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의 판단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이 구조를 어떻게 보았습니까
대법원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에 응한 사안에서, 전기통신사업자에게 개별 사안의 구체적 내용을 살펴 제공 여부를 실질적으로 심사할 의무가 일반적으로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2다105482 판결). 그 이유의 하나로 대법원은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에 대한 통제는 국가나 해당 수사기관에 대하여 직접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들면서,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실질적 심사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국가나 해당 수사기관이 부담하여야 할 책임을 사인(私人)에게 전가시키는 것과 다름없다」고 적었습니다.
이 판결을 회사에 그대로 옮겨 적기 전에 담당자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위 사건의 피고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전기통신사업자였고, 대법원이 심사 범위를 논한 대상도 구 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 제3항·제4항이 정한 형식적·절차적 요건이었습니다. 즉 대법원은 사업자가 그 조문의 형식적·절차적 요건을 확인하면 되고 수사의 필요성까지 실질적으로 따질 의무는 없다고 본 것입니다. 근거 조문이 애초에 적용되지 않는 회사에는 그 조문이 정한 형식적·절차적 요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같은 제도를 다른 각도에서 보았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 중 수사기관 등의 통신자료 제공요청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헌법불합치를 선고하면서 2023년 12월 31일까지 개선입법을 하도록 하였습니다(헌법재판소 2022. 7. 21. 선고 2016헌마388 결정).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본 지점은 통신자료 취득 자체가 아니라 사후통지 절차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결정에서 담당자가 눈여겨볼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수사기관 등에 의한 통신자료 제공요청은 임의수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기통신사업자가 이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어떠한 법적 불이익을 받는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조항에 따른 통신자료 제공요청은 강제가 아니라 임의수사라는 판단입니다.
개선입법은 2023년 12월 29일 개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은 종전의 「통신자료」를 「통신이용자정보」로 바꾸어 부르고 있고, 신설된 제83조의2는 통신이용자정보 제공을 받은 검사·수사관서의 장·정보수사기관의 장이 제공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조회의 주요 내용과 사용 목적, 제공받은 자, 제공받은 날짜를 당사자에게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과 제3항은 통지를 유예할 수 있는 사유와 기간을 함께 정하고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어느 정도 규모입니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6년 7월 31일 배포한 「2025년 하반기 통신이용자정보 및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등 현황 발표」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통신이용자정보 제공은 전화번호수 기준 1,461,647건, 문서수 기준 534,070건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은 전화번호수 기준 349,046건, 문서수 기준 189,148건이었습니다. 전화번호수와 문서수는 세는 단위가 다르므로 두 값을 합산하지 않습니다.
이 통계는 전기통신사업자가 보고한 값입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6항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이용자정보 제공 현황 등을 연 2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고,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 제7항도 통신사실 확인자료에 관하여 같은 보고 의무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기통신사업자가 아닌 회사가 받는 수사협조 공문은 이 통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보고 대상도 아니고 집계 대상도 아닙니다. 이 통계로는 그런 회사의 접수·제공 규모를 확인할 수 없으므로, 회사 스스로 접수·처리 대장을 남기지 않으면 나중에 무엇을 얼마나 제공했는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회신 전에 담당자가 확인할 순서
회사가 받은 문서를 앞에 두고 아래 순서로 확인하면 판단의 근거가 남습니다.
- 문서의 제목과 발신 기관, 기재된 근거 조문을 그대로 옮겨 적습니다.
- 문서의 근거 법률이 회사를 수범자로 하는지 확인합니다.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 허가서나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의 요청서라면 회사의 전기통신사업 지위를 먼저 봅니다.
- 압수·수색영장이면 기재된 압수 대상과 범위를 요청받은 자료와 대조합니다. 원본을 제시받았는지와 집행 방식도 적어 둡니다. 판결이 요구한 절차가 아니라 기록을 위한 권고입니다.
- 영장 없이 임의 제공을 요청받았다면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이 있는지, 있다면 그 법률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합니다. 찾지 못하면 제공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것이므로 그 사실과 확인 경과를 기록에 남깁니다.
- 제공하기로 판단한 경우 요청된 범위와 그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를 함께 기준으로 제출 범위를 특정합니다.
- 임의로 제공하는 경우 법 제18조 제5항에 따라 제공받는 자에게 이용 목적·이용 방법 등에 관한 제한이나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요청합니다.
- 접수일, 문서 번호, 판단 근거, 제출 범위, 결재자를 대장에 남깁니다.
제공 여부를 판단하는 사람과 자료를 추출하는 사람을 구분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담당 개발자가 공문을 직접 받아 조회 결과를 회신하면 회사 차원의 판단이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제3자 제공을 하고 있다면 개인정보 처리방침에도 그 사항을 적어야 합니다. 법 제30조 제1항 제3호가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에 관한 사항을 처리방침의 기재사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판단을 그르쳤을 때의 위험도 조문으로 확인됩니다. 법 제71조 제2호는 제18조 제1항·제2항을 위반하여 개인정보를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사가 수사기관에 고객 정보를 줄 때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7호를 근거로 쓸 수 있나요?
민간 개인정보처리자는 쓸 수 없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단서는 「다만, 제5호부터 제9호까지에 따른 경우는 공공기관의 경우로 한정한다」고 정하고 있고,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는 같은 항 제7호에 있습니다. 정보주체의 별도 동의(제1호) 등이 없는 상태에서 수사 협조로 제공하려면, 민간 회사가 검토할 근거는 같은 항 제2호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입니다.
Q. 우리 회사는 쇼핑몰인데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으로 회원 정보를 제출할 수 있나요?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은 수범자를 전기통신사업자로 정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자·부가통신사업자 등에 해당하지 않으면 이 조문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률」로 이 조문을 들 수 없습니다. 회사의 사업 신고·등록 지위와 실제 제공 역무의 성격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압수·수색영장을 제시받은 경우에도 제3자 제공 여부를 따져야 하나요?
영장 집행은 수사기관이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라 하는 강제처분이므로, 회사가 스스로 제공 여부를 결정하는 국면과는 구별됩니다. 다만 구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된 하급심 사건에서 법원은 영장 집행이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아 위법하면 그에 따른 제공도 법률상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는 집행의 적법성을 심사할 권한이나 의무가 없어 과실이 없다며 배상 책임은 부정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0. 2. 선고 2014가단5351343 판결, 상고기각으로 확정). 영장 기재 범위를 넘는 자료까지 건네는 것은 별개 문제이므로, 기재 범위와 요청받은 자료를 대조하는 작업은 그대로 남습니다.
수사기관의 요청을 거절하는 것이 이 글의 결론은 아닙니다. 회사가 확인해야 하는 것은 협조 여부가 아니라 제공의 근거이고, 그 근거는 회사가 받은 문서의 종류와 회사의 법적 지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거가 확인되면 그 제공이 의무인지 임의인지를 가린 뒤 범위를 특정해 대응하고, 확인되지 않으면 그 사실과 확인 경과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뒤에 남는 자료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회사의 사업 지위, 요청 문서의 문언과 기재 범위, 관련 개별 법률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은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참고 자료
-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개인정보의 목적 외 이용·제공 제한)·제30조 제1항 제3호·제71조 제2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법률 제21445호, 2026. 9. 11. 시행
-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통신비밀의 보호)·제83조의2(통신이용자정보 제공을 받은 사실의 통지) — 국가법령정보센터. 두 조문은 법률 제19856호(2023. 12. 29. 공포, 2024. 1. 1. 시행)로 개정·신설된 뒤 2026년 9월 23일 현재까지 문언이 같습니다
-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 제11호·제13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법률 제20735호, 2025. 8. 1. 시행
- 형사소송법 제106조·제215조·제218조·제219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법률 제21241호, 2026. 7. 1. 시행
-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6항 제5호·제6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 9. 11. 시행
-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2다105482 판결(손해배상(기))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수록분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0. 2. 선고 2014가단5351343 판결(손해배상(기)),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다285505 판결로 상고기각
- 수원지방법원 2025. 1. 7. 선고 2022가단517097 판결(손해배상(국)), 항소기각
- 개인정보위 의결 제2021-122-043호(2021년 11월 10일), 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제공 요청 관련 법령해석
- 대법원 2016. 7. 1.자 2014마2239 결정(문서제출명령결정에대한재항고)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수록분
- 헌법재판소 2022. 7. 21. 선고 2016헌마388 결정(통신자료 취득행위 위헌확인 등) — 국가법령정보센터 헌재결정례 수록분
- 법제처 2017. 12. 4. 회신 17-0506 법령해석례 — 국가법령정보센터 법령해석례 수록분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5년 하반기 통신이용자정보 및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등 현황 발표」(2026년 7월 31일 배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