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AI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에게 공공기관은 이상하게 먼 시장이었습니다. 기술 시연까지는 반응이 좋다가도 계약 단계에서 멈추는 일이 반복됩니다. 담당 공무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유가 없지 않습니다. 도입 실적이 없는 신기술을 샀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구매를 결정한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여겨 왔기 때문입니다. \u0026ldquo;검증된 것만 산다\u0026quot;는 공공조달의 관성은 개별 담당자의 합리적인 자기방어이기도 했습니다.\n지난 7월 21일, 이 구조를 정면으로 겨냥한 법이 시행됐습니다.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기본법) 개정법(법률 제21311호)과 개정 시행령(대통령령 제36506호)입니다. 올해 1월 22일 시행된 AI기본법 본체가 \u0026lsquo;규제와 진흥의 골격\u0026rsquo;이었다면, 이번 7월 21일 시행분은 그중 진흥 쪽 조항들을 본격 가동하는 내용입니다.\n무엇이 바뀌었나 ① — 국가기관의 AI 우선구매 \u0026lsquo;고려 의무\u0026rsquo; AI기본법 제16조(인공지능기술 도입ㆍ활용 시책 등)\n③ 국가기관등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용역을 발주하려는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인공지능제품 또는 인공지능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다만, 업무 특성상 인공지능기술의 활용이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n여기서 \u0026ldquo;국가기관등\u0026quot;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 등을 말합니다(법 제2조 제4호 자목). 즉 중앙부처부터 시·군·구, 각종 공단·공사까지, 이들이 제품·서비스를 사거나 용역을 발주할 때 AI 제품·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습니다.\n주의할 점부터 짚으면, 이것은 \u0026ldquo;AI 제품을 사야 한다\u0026quot;는 구매 의무가 아니라 우선 \u0026lsquo;고려\u0026rsquo; 의무입니다. 그래도 의미는 작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AI 도입은 담당자가 나서서 정당화해야 하는 예외적 선택이었다면, 이제는 반대로 AI 제품을 고려하지 않은 쪽이 설명이 필요한 구조가 됐기 때문입니다.\n무엇이 바뀌었나 ② — 구매 담당자의 면책 실무적으로 더 흥미로운 것은 같은 조 제4항입니다.\nAI기본법 제16조\n④ 제3항에 따른 인공지능제품 또는 인공지능서비스의 구매 또는 사용으로 국가기관등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그 구매 또는 사용 업무를 담당한 자는 해당 기관의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없다. 다만, 해당 업무 담당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nAI 제품·서비스를 구매·사용했다가 기관에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담당자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공공조달의 심리적 장벽 — \u0026ldquo;신기술 샀다가 잘못되면 내 책임\u0026rdquo; — 을 법이 직접 걷어낸 셈입니다.\n공공기관을 상대로 영업하는 AI 스타트업이라면 제안서와 미팅에서 이 두 조항(제16조 제3항·제4항)을 정확히 인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담당자의 결재 부담을 낮춰 주는 근거가 법률에 생겼다는 사실 자체가 영업 환경의 변화입니다.\n무엇이 바뀌었나 ③ — \u0026lsquo;AI 제품·서비스 확인 제도\u0026rsquo; 그러면 어떤 제품이 우선구매 고려 대상이 될까요? 시행령이 그 범위를 정했습니다.\nAI기본법 시행령 제15조(인공지능기술 도입ㆍ활용 지원 등)\n④ 법 제16조제3항 본문에서 \u0026ldquo;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인공지능제품 또는 인공지능서비스\u0026quot;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확인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말한다.\n⑤ 제4항에 따른 확인의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행정안전부장관과 협의하여 고시한다.\n우선구매 고려의 혜택을 받으려면 우리 제품이 AI 제품·서비스라는 **과기정통부장관의 \u0026lsquo;확인\u0026rsquo;**을 받아야 하고, 확인 업무는 과기정통부가 지정하는 전담기관이 수행할 수 있습니다(시행령 제31조 제1항 제7호).\n다만 이 글을 쓰는 2026년 7월 25일 현재, 확인의 기준·절차를 정할 과기정통부 고시는 아직 제정·공포되지 않았습니다(국가법령정보센터 행정규칙 기준). 즉 제도의 법령상 틀은 7월 21일부터 가동됐지만, 실제로 확인을 신청하는 창구와 요건은 고시가 나와야 확정됩니다. 과기정통부 발표와 보도에 따르면 확인은 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기술적 검토를 거쳐 실제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서비스인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고, 확인을 받은 기업에는 다수공급자계약 참여 요건 완화, 적격심사 가점 등 조달상 우대가 예고되어 있습니다. 고시가 공포되는 대로 이 블로그에서 신청 요건과 절차를 후속 정리하겠습니다.\n이번 시행분에는 그 밖에도 AI 이용비용 지원(법 제17조의2), 벤처투자모태조합을 활용한 AI 분야 창업 투자 지원(법 제18조 제3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후자는 AI 스타트업 입장에서 모태펀드발 투자 자금이 AI 분야로 더 흐르게 되는 배경이 됩니다.\n기회 뒤의 숙제 ① — 우리 제품이 \u0026lsquo;고영향 AI\u0026rsquo;인가 공공시장의 문이 열리는 만큼, 팔려는 제품이 AI기본법상 의무를 지키고 있는지가 먼저 점검되어야 합니다. 그 출발점이 \u0026lsquo;고영향 인공지능\u0026rsquo; 해당 여부입니다. 이 의무들은 이번에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올해 1월 22일부터 이미 시행 중입니다.\nAI기본법 제2조(정의)\n\u0026ldquo;고영향 인공지능\u0026quot;이란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 및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시스템으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의 영역에서 활용되는 것을 말한다. (각 목 생략) 법문이 딱딱하니 풀어 보겠습니다. 고영향 AI에 해당하려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n첫째, 법이 열거한 영역에서 쓰여야 합니다. 법 제2조 제4호 각 목이 열거한 영역을 일상어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에너지 공급, 먹는물 생산, 보건의료 체계, 의료기기·디지털의료기기, 원자력, 수사·체포를 위한 얼굴·지문 등 생체인식 분석, 채용·대출 심사처럼 개인의 권리·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판단·평가, 교통수단·교통시설의 주요 작동, 공공서비스의 자격 확인·결정이나 비용 징수 같은 국가기관등의 의사결정, 유치원·초중고 학생 평가. 여기에 대통령령으로 추가될 수 있는 영역까지 총 11개 범주입니다.\n둘째, 그 영역에서 사람의 생명·신체 안전·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이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야 합니다. 열거 영역에 걸치기만 하면 자동으로 고영향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실제로 그런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n감을 잡기 위한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사내 회의록을 요약해 주는 챗봇이나 쇼핑몰의 상품 추천 AI는 열거 영역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일반적으로 고영향 AI가 아닙니다. 반면 이력서를 점수화해 서류 탈락자를 걸러내는 채용 스크리닝 AI, 대출 승인 여부나 한도를 산출하는 신용평가 모델, 의료 영상에서 병변을 찾아 의사의 진단을 보조하는 AI라면 각각 채용 판단, 대출 심사, 보건의료·의료기기 영역에서 개인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이므로 고영향 AI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같은 기술이라도 어디에 쓰이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 얼굴인식 기술이 사진첩 자동 분류에 쓰이면 일반 AI지만, 수사기관의 용의자 식별에 쓰이면 고영향 영역입니다.\n한 가지 더 유의할 점은, 이 의무의 주체가 AI를 개발한 회사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AI기본법은 인공지능을 개발·제공하는 인공지능개발사업자와, 남이 만든 AI를 이용해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이용사업자를 모두 \u0026lsquo;인공지능사업자\u0026rsquo;로 묶어 의무를 지웁니다(법 제2조 제7호). 외부 AI 모델을 API로 붙여 채용 평가 서비스를 만들었다면, 모델을 만든 회사가 아니어도 의무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n고영향 AI에 해당하면 안전성·신뢰성 확보 조치, 이용자 고지 등 별도 의무(법 제33조·제34조)가 붙습니다. 우리 제품이 해당하는지 애매하다면 과기정통부장관에게 확인을 요청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법 제33조 제1항). 처리기간 30일, 수수료는 없습니다(시행령 별지 서식). 특히 공공기관 납품을 준비한다면, 발주처가 먼저 물어볼 질문이기도 합니다.\n기회 뒤의 숙제 ② — 그 밖에 점검할 것들 생성형 AI 고지 의무: 생성형 AI를 이용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그 사실을 이용자에게 사전에 고지해야 합니다(법 제31조 제1항). 위반 시 과태료가 1차 500만 원, 2차 1,000만 원, 3차 이상 1,500만 원입니다(시행령 별표 2). 과태료 감경: 참고로 중소기업·벤처기업·소상공인은 AI기본법상 과태료를 2분의 1 범위에서 감경받을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다(시행령 별표 2 일반기준). AI 스타트업 실무 체크리스트 \u0026lsquo;AI 제품·서비스 확인\u0026rsquo; 취득을 준비하세요. 확인 기준·절차 고시는 아직 공포 전이니 고시 제정을 모니터링하고, 제품 개요·기능 설명 자료를 확인 신청이 가능한 형태로 미리 정리해 두면 제도 개시와 동시에 움직일 수 있습니다. B2G 제안서에 법 제16조 제3항(우선구매 고려)·제4항(담당자 면책)을 반영하세요. 발주 담당자의 의사결정 부담을 낮추는 법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 자체가 영업 포인트입니다. 고영향 AI 해당 여부를 스스로 검토하고, 애매하면 확인 요청 제도를 활용하세요. 해당한다면 제33조·제34조 의무 이행 체계를 갖춘 뒤에 공공시장에 나가는 것이 순서입니다. 생성형 AI 기능이 있다면 고지·표시가 구현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공공 납품 심사에서 기본 항목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달 등록 준비를 병행하세요. 확인 제도의 우대가 다수공급자계약·적격심사 쪽에서 예고되어 있는 만큼, 나라장터 등록 등 조달시장 진입의 기본기를 갖춰 두어야 혜택이 실효적입니다. 마치며 AI기본법은 흔히 \u0026lsquo;규제법\u0026rsquo;으로 소개되지만, 이번 7월 21일 시행분이 보여주듯 절반은 진흥법입니다. 정부가 조달이라는 가장 큰 지갑을 AI 쪽으로 여는 흐름에서, 준비된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차이는 확인서 한 장과 체크리스트 몇 줄에서 갈릴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서 우리 회사가 어떤 의무를 지고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는 제품의 기능과 활용 영역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n본 글은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법률 제21311호, 2026. 1. 20. 공포, 2026. 7. 21. 시행분) 및 같은 법 시행령(대통령령 제36506호, 2026. 7. 20. 공포, 2026. 7. 21. 시행) 원문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인용한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 기준이며, \u0026lsquo;AI 제품·서비스 확인 제도\u0026rsquo;의 세부 기준·절차는 작성일(2026. 7. 25.) 현재 고시 제정 전으로, 고시 공포에 따라 내용이 확정·변경될 수 있습니다.\n","permalink":"https://datalaw.kr/posts/ai-basic-law-procurement/","summary":"개정 AI기본법과 시행령이 7월 21일 시행됐습니다. 국가기관의 AI 제품·서비스 우선구매 고려 의무, 구매 담당자 면책, \u0026lsquo;AI 제품·서비스 확인 제도\u0026rsquo;까지 — AI 스타트업이 공공시장에서 챙길 변화와, 그 전에 점검할 의무를 정리합니다.","title":"7월 21일부터 국가기관은 AI 제품 구매를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 AI 스타트업에 열린 공공조달"},{"content":"웹사이트나 앱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라면 광고 성과 측정용 \u0026lsquo;픽셀\u0026rsquo;이나 분석 SDK 한두 개쯤은 붙여두셨을 겁니다. 마케터가 요청해서 개발자가 스크립트 한 줄 심는 것으로 끝나는, 너무 흔한 작업이죠. 그런데 지난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바로 이 도구를 둘러싸고 100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n먼저 용어부터 — 픽셀, SDK, 그리고 행태정보 픽셀(Pixel) 은 웹페이지에 심는 작은 코드 조각입니다. 방문자가 그 페이지에서 무엇을 했는지 — 어떤 상품을 봤는지, 장바구니에 담았는지, 결제까지 갔는지 — 를 광고 플랫폼의 서버로 전송합니다. SDK(Software Development Kit) 는 같은 일을 앱에서 하는 도구 묶음으로, 앱에 포함시켜 두면 앱 안에서의 이용자 행동 데이터가 수집·전송됩니다. 광고를 집행한 회사 입장에서는 \u0026ldquo;광고를 보고 온 사람이 실제로 구매했는가\u0026rdquo;(전환 추적)를 측정하고, 비슷한 고객을 찾아 광고를 내보내는 데 쓰는, 디지털 마케팅의 기본 인프라입니다.\n이 도구들이 실어 나르는 것이 행태정보입니다. 행태정보란 웹사이트 방문 이력, 앱 사용 이력, 구매·검색 이력처럼 이용자의 관심·흥미·기호·성향을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온라인상의 활동정보를 말합니다(개인정보위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의 정의). 법적으로 중요한 지점은 이것입니다: 행태정보는 그 자체만으로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수 있지만, 쿠키나 광고 식별자(GAID/IDFA) 같은 식별자와 결합되어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게 되면 개인정보 보호법상 \u0026lsquo;개인정보\u0026rsquo;에 해당하고, 수집·이용에 동의 등 적법 근거가 필요해집니다. 이번 사건에서 개인정보위가 문제 삼은 것이 정확히 이 지점 — 행태정보를 식별자와 함께 수집해 틱톡 계정과 연결한 구조 — 입니다.\n무슨 일이 있었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6년 7월 22일 전체회의에서 틱톡(Tiktok Pte. Ltd.)에 과징금 103억 600만 원과 시정명령·공표명령을 의결했습니다. 같은 날 애플 계열사에도 Siri 음성·전사문의 동의 없는 수집을 이유로 과징금 2억 5,200만 원이 부과됐습니다(합계 105억 5,800만 원).\n틱톡 건의 사실관계를 개인정보위 보도자료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n틱톡은 TikTok Pixel, Events SDK, Events API 같은 행태정보 수집 도구를 다른 웹·앱 사업자에게 배포했습니다. 국내 7만 1천여 개 기업이 이 도구를 사용 중이고, 이를 통해 945만 명의 국내 이용자의 타사 행태정보(클릭, 구매, 장바구니, 검색 등)가 수집됐습니다(2025. 12. 기준). 틱톡은 이 행태정보를 광고 식별자(GAID/IDFA)·쿠키 등 기기 식별자와 함께 수집해 틱톡 계정과 연결하고, 관심사를 추론해 맞춤형 광고에 썼습니다. 문제는 적법 근거였습니다. 가입 시 명확히 알리지 않았고, 서비스에 꼭 필요한 항목과 묶어서 \u0026lsquo;필수 동의\u0026rsquo;로 받았습니다. 개인정보위는 이렇게 받은 동의는 정보주체가 실질적 동의권을 행사할 수 없어 적법한 동의가 아니라고 보고,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수집·이용의 적법 근거) 및 제28조의8 제1항(국외 이전)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제재는 틱톡이 받았는데, 왜 스타트업이 봐야 하나 이번 처분의 상대방은 틱톡입니다. 하지만 세 가지 이유로 남 일이 아닙니다.\n첫째, \u0026ldquo;묶음 필수동의\u0026quot;로는 적법한 동의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다시 확인됐습니다. 회원가입 화면에서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동의와 마케팅·맞춤형 광고용 동의를 한 덩어리로 받는 방식은 초기 스타트업에서 정말 흔합니다. 개인정보위는 이번에도, 이용자가 내용을 명확히 인지하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었던 동의는 적법한 동의로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강조했습니다.\n여기서 용어를 구분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잘못 받은 동의는 동의로서 무효입니다(효력이 없다는 뜻 — 동의의 효력 차원의 평가). 그리고 무효인 동의에 기대어 이루어진 개인정보 수집·이용은 적법 근거가 없는 처리가 되어 위법해집니다(법 제15조 제1항 위반 — 처리행위 차원의 평가). 즉 \u0026ldquo;동의가 무효\u0026quot;라서 \u0026ldquo;수집·이용이 위법\u0026quot;해지는 것이고, 과징금은 이 위법한 처리행위에 대해 부과됩니다.\n둘째, \u0026lsquo;국외 이전\u0026rsquo;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습니다. 개인정보위는 국외 이전이 단순한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우리 보호법의 관할이 미치지 않는 범위로의 이전을 의미하며, 계열사 간 이전이든, 국외로의 제공·처리위탁·보관이든 모두 국외 이전 규정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본사·지사 간 데이터 공유, 해외 리전의 클라우드나 글로벌 SaaS(분석 툴 포함)에 개인정보를 맡기는 구조라면 처리방침 공개 등 국외 이전 요건을 갖췄는지 점검이 필요합니다.\n셋째, 데이터로 광고·분석 사업을 하는 회사라면 \u0026lsquo;틱톡의 자리\u0026rsquo;에 서게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구조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틱톡은 다른 회사의 웹사이트·앱에 자기 수집 도구(픽셀·SDK)를 심게 하고, 그 도구로 모인 이용자 정보를 자기 사업(맞춤형 광고)에 썼습니다.\n이제 역할을 바꿔 보겠습니다. 우리 회사가 다른 회사 서비스에 들어가는 도구 — 예컨대 앱에 붙이는 분석 SDK, 쇼핑몰에 설치되는 상품 추천 위젯, 웹사이트용 채팅 상담 모듈 — 를 만들어 배포하고, 그 도구로 수집된 이용자 데이터를 우리 회사의 분석·광고·추천 모델 개선에 쓴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순간 우리는 도구를 \u0026lsquo;설치한 회사\u0026rsquo;가 아니라 도구를 \u0026lsquo;배포하고 데이터를 가져가는 회사\u0026rsquo;, 즉 이번 사건에서 틱톡이 섰던 자리에 서게 됩니다. 이용자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데이터가 흘러온다는 이유로 책임이 가벼워지지 않으며, \u0026ldquo;식별자 + 행태정보 + 계정 연결\u0026quot;의 조합은 개인정보 처리로 다뤄진다는 전제에서 동의 방식과 고지 내용을 제품 설계 단계부터 갖춰야 합니다.\n참고로, 2026년 3월 공포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법률 제21445호, 2026. 9. 11. 시행)은 3년 내 반복된 고의·중과실 위반, 1천만 명 이상 피해를 낳은 위반 등에 대해 과징금 상한을 전체 매출액의 3%에서 최대 10% 까지 높였습니다. 제재의 무게 자체가 달라지는 시점입니다.\n스타트업 실무 체크리스트 우리 서비스에 심어진 서드파티 픽셀·SDK를 목록화하세요. 마케팅팀이 넣은 픽셀, 개발팀이 넣은 분석·크래시 리포트 SDK까지 한 표로 모으는 것이 시작입니다.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그 도구들이 반영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어떤 도구로 어떤 행태정보가 수집되고 누구에게 전달되는지가 실제 구현과 일치해야 합니다. 맞춤형 광고 목적의 수집·이용 동의를 필수 동의에 끼워 넣지 않았는지 회원가입 플로우를 다시 보세요. 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이지 않은 목적은 분리해 선택 동의로 받아야 합니다. 개인정보가 국외로 나가는 지점(해외 계열사, 해외 클라우드·SaaS 위탁, 해외 광고 플랫폼 제공)을 파악하고, 이전 항목·이전받는 자·목적·보유 기간 등 법정 사항이 처리방침 등에 공개·고지되어 있는지 점검하세요. 자체 수집 도구를 배포하는 사업이라면 제품 설계 단계에서 적법 근거(동의 방식, 고지 내용)를 함께 설계하세요. 출시 후에 고치는 것보다 훨씬 쌉니다. 마치며 이번 사건의 교훈은 \u0026ldquo;글로벌 대기업도 걸렸다\u0026quot;가 아니라, 일상적인 마케팅 도구 하나에도 수집 근거·동의 방식·국외 이전이라는 세 겹의 법적 구조가 붙어 있다는 점입니다. 규모가 작을 때 정리해 두는 것이 가장 저렴한 컴플라이언스입니다.\n본 글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2026. 7. 23.자 보도자료 「개인정보위, 적법 근거 없이 개인정보 수집·이용한 틱톡·애플 제재」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향후 결정문 공개나 불복 절차에 따라 세부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n","permalink":"https://datalaw.kr/posts/tiktok-pixel-behavioral-data/","summary":"개인정보위가 틱톡에 과징금 103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제재는 틱톡이 받았지만, 픽셀·SDK를 쓰는 7만여 개 기업 — 스타트업이 지금 점검해야 할 것들을 정리합니다.","title":"틱톡 과징금 103억 원 — \"우리 회사 웹사이트의 픽셀·SDK는 괜찮을까?\""},{"content":"이현섭 변호사 (법무법인 세움 파트너) 법무법인 세움의 파트너 변호사입니다. IT·개인정보·데이터, 스타트업 자문을 주요 취급분야로 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의 설립·운영 자문과 기업 분쟁 대응까지 사업 전 과정을 다룹니다.\n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에서 공학을 전공한 뒤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제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습니다. 2013년부터 법무법인 세움에서 스타트업·IT 기업을 자문해 왔습니다. 개발자·기획자와 같은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입니다.\n개인정보 보호법·위치정보법·정보통신망법 등 데이터 규제 전반에 걸쳐, 서비스 기획 단계의 검토부터 규제기관 대응까지 자문합니다. 이 블로그는 실무에서 자주 만나는 질문들 — \u0026ldquo;이거 신고 대상인가요?\u0026rdquo;, \u0026ldquo;이 동의 방식 괜찮나요?\u0026rdquo;, \u0026ldquo;제재 사례가 있나요?\u0026rdquo; — 에 대한 답을 스타트업의 언어로 정리하는 공간입니다.\n주요 이력 법무법인 세움 파트너 변호사 (2013~현재)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특별위원회 위원 (2019~2021) 한국콘텐츠진흥원 전문위원 (2023~2025) 동국대학교 창업원 창업 멘토 (2019~현재)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졸업 저서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법률전략』 (다산글방, 2025) 『이기는 로펌은 무엇이 다른가』 (공저, 박영사, 2022) 문의 블로그에서 다룬 주제나 IT·개인정보·데이터 규제 관련 자문이 필요하시면 아래로 연락 주십시오. 사안을 검토한 후 진행 절차와 비용을 안내드립니다.\n이메일: hyunsub.lee@seumlaw.com 전화: 02-562-3117 (법무법인 세움) 프로필: 법무법인 세움 — 이현섭 변호사 본 블로그의 모든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안은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n","permalink":"https://datalaw.kr/about/","summary":"이현섭 변호사 소개 및 문의","title":"소개"}]